대구캠퍼스 조셉반 5세 김휘경 어머니 박유정
교육의 목적이 바뀌고 방법이 구체적으로 조금씩 변화했을 뿐인데 한 가정의 삶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이전의 저의 양육방식은 교육의 방향성도 방법도 갈피를 잡지 못해 힘이 부치면 주변사람에게 하소연을 하고, 교육서적을 읽으며 인본주의적인 결론에 도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모훈련대학을 듣고 아이를 유니스에 보내면서 성경적 세계관이 무엇인지, 히브리 교육이 어떤 것인지 윤곽을 잡고 제 마음의 중심을 굳게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아이의 어떤 돌발적인 행동에도 이전만큼 불안해하지 않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믿음 위에 덕을, 덕 위에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아이가 1년 동안 변화한 믿음과 덕, 지식적인 면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믿음 부분에서는 아이가 매일하는 암송과 묵상(하야와 키즈토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시고 예수님이 인생의 주인이 되심을 고백합니다. 여름 방학 동안 학교에서 하야를 복습하는 과제를 주셔서 아이와 함께 하야를 하는데, 아이의 입술에서 물 흐르듯이 말씀이 흘러나와 감동이었습니다. 글자를 읽지 못하지만 같이 손가락으로 말씀을 짚어가며 학교에서 배운대로 몸짓 손짓을 하며 암송하는 모습이 참 기뻤습니다. 말씀이 꿀송이처럼 달다하면 같이 꿀을 한 숟가락 먹기도 하고, 소다 위에 식초를 넣어도 보며 저와 아이가 함께 말씀을 배워나갔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학교 가는 길에 뜬금없이 “어머니, 저는 하나님께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어머니도 받았고, 아버지도 받았고, 세경이도 받았어요.” 라는 말을 해서 참 신기하고 감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3월에 학교를 다녀오면 칭찬받을 만한 일이 밥을 다 먹은 것 밖에 없는지 빈 식판을 열어 제게 보이고는 기뻐하던 아이가, 이제는 키즈토다 책을 꺼내서 오늘 배운 말씀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저도 토다의 삶을 꺼내서 서로 나눔을 하곤 합니다.
주일 예배 시간에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된 것도 큰 변화입니다. 이전에는 아이 혼자 돌봄반에 맡겼는데 이제는 “하나님이 너의 예배를 받으시길 원한다. 기다리신다.” 이야기 하고 같이 예배를 드립니다. 아직은 어려서 몸을 비틀어가며 견디지만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며 예배의 자리를 끝까지 지킵니다. 지난주는 예배를 잘 드려서 칭찬하며 보상으로 음료수를 주었는데, 그것을 받아들고 정말 기뻐하는 아이의 눈빛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순종의 기쁨을 배워나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정에서는 매일 자기 전에 모여서 기도를 합니다. 아이가 하나님께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부모님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학교를 위해 기도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눈물이 울컥합니다. 학교에서 매일 기도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기도의 자리로 나아오는 것 같습니다.
인성과 덕 적인 면에서도 아이가 부모님의 말씀을 정중히 듣고 존중하며, 즉각 순종하고, 자기 통제와 같은 기본 능력을 길러가고 있습니다. 잘 키워진 아이는 좋은 습관을 주의 깊게 훈련받은 아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훈련을 하면 할수록 통치하는데 부지런하라는 로마서 말씀처럼 부모가 게으르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이제 괜찮다’ 싶어 조금 방심하면 다시금 원래의 본성으로 돌아가려는 아이의 강력한 모습을 보며 저 스스로 좌절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러다 깨달은 것이 어떤 습관을 몸에 베이게 하려면 훈련하는 기간 동안 절대로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가복음에서 더러운 귀신이 사람에게서 나갔다가 그 집이 깨끗하게 청소되고 수리되었는 것을 보고 더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서 거하니 그 사람의 나중 형편이 전보다 더 심하게 되었다는 말씀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님께 공손하게 표현하기나 경청하는 법, 즉시 기쁘게 순종하는 것, 자기 전에 방정리를 하는 것, 학교에 다녀오면 손 씻고 옷 갈아 있는 법 등등 기본적인 습관들을 집에서 부지런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또 한 해 동안 선생님께서 아이의 연약한 모습을 일깨워주셔서 제가 아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와 집에서 동일한 양육기준으로 아이의 죄성을 다루고 더 나은 성품을 빚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아이 또한 자신에게 이런 모습이 있음을 깨닫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지식적인 면에 있어서도 아이가 언어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학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어를 공부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언어로 인식하고 있는 점이 신기합니다. 하교 후에 차만 타면 영어 dvd를 틀어달라고 부탁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 교재를 집에 와서도 스스로 오디오를 틀어놓고 영어로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춤을 춥니다. 산책할 때도 구름이나 나무, 자전거 같이 자신이 마주하는 사물을 영어 단어로 이야기하고 모르는 단어는 제게 물어보며 하나하나 익혀가고 있습니다. 제가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이전에 매일같이 접하던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들로부터 철저하게 분리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 잠언 하야도 어눌한 발음이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성인이 되어 다른 문화권의 사람을 만나서도 하나님을 전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기를 소망합니다.
배움의 목적에 동의하고, 공통된 부모 양육기준과 세계관을 공유한 공동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이전 세대들이 세상 정욕과 자랑에 휩쓸리지 않고 믿음을 지키며 살았던 것처럼 저희 아이들 또한 이곳에서 잘 교육받아 하나님이 주신 정체성을 간직하고 다니엘처럼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